さのさ節ㆍ綠かいなㆍ春雨

かつぼれㆍ槍さびㆍ奴さんㆍ都々逸

제가 사는 근처인 경기도 고양시의 일산시장 옆

일산 초등학교 건너편에 간판도 없는 허름한 재활용센타가

15 년 전부터인가 자리잡고 있는데

방송국에서 오래된 소품이 필요할 때나 인근 군부대에서
중고 앰프나 전자기기 같은 것을 구입할 때면 찾아 오기도 할 정도로
희귀한 골동품서부터 전자기기까지 쾌쾌 묵은 고물들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넓은 매장 구서구석에 가득 쌓인 말 그대로 <만물상>인데

언젠가 다른 볼 일로 들렸다가 보니 중고 레코드가 쌓여 있길래
정작 구하려고 했던 물건은 뒷전으로 레코드만 뒤적이다
몇 십장을 골라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부터 오다가다 그 앞을 지나는 일이 있으면
수시로 들려서 한 두시간 레코드를 뒤적거리다 오곤 하는데
그동안 이 집에서 골라 온 레코드가 200 여장은 족히 넘을 겁니다.

한참 전 어느 날에도 그 근처를 지나는 길에
별 생각없이 습관처럼 우연히 재활용센타에 들렸다가
한꺼번에 레코드 100 여장을 골라 온 적이 있는데

어느 댁의 할아버지가 연세가 많으셔서 돌아가셨는데
음악을 무척 좋아하셨던지 생전에 들으셨다는 레코드가 몇 백장이 넘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식구 중에는 들을 사람이 없으니까
그 집에서 재활용센타로 연락이 와서 레코드를 꽂아 두었던 진열장까지
한꺼번에 모두 인수해 가져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충 뒤적여 보니 그동안 구하고 싶었던 레코드도 보이고
내가 필요로 하는 레코드들이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수두룩하여 아예 의자를 놓고 앉아서 몇 시간 동안 뒤적거려
골라 놓고 보니 모두 100 여장이 넘었드랬습니다.
 

주인은 어떤 레코드가 값이 나가는지 귀한 레코드인지는
전혀 신경도 안쓰고 팝송이나 클래식이건 가요 레코드건 모두
고물로 쳐서 무조건 1 장에 천 원씩 달라고 했습니다.

그 날 다른 레코드들과 함께 골라 온 레코드 중에 참 반가웠던 레코드가
미소라 히바리의 연예생활 20 주년을 기념하여 1967 년에
일본 콜럼비아레코드사에서 별책 해설책자와 함께
전 7 집으로 제작, 발매한 바로 이 <미소라 히바리>의 레코드전집으로
7 장의 레코드 모두 비교적 깨끗한 상태로 얻었다는 것입니다.

레코드의 음질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고 모노인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일본 가수 중 후랑크 나가이와 함께 여자가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알고 있고
제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여 일부러 구할려고 해도 구하기 쉽지 않은
미소라 히바리의 레코드를 해설 책자와 더불어 한꺼번에
염가로 구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행운이라 하겠습니다.

지금이야 이 레코드전집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이
모두 스테레오 음질의 CD 로 재발매되어 깨끗한 음질의 파일로
인터넷상에서 쉽게 찾아 들을 수 있습니다만
저는 잡음이 나는 이 레코드로 듣는 맛이 
옛스럽고 더 좋은 것 같습니다.